산자더리지 뱜바체렝

수도 울란바토르에서 왔습니다. 2011년 전국다문화가정 한식조리경연대회에 출전해 우승했습니다. 몽골에 사는 동안 생선을 먹어본 적이 없고 그래서 지금까지도 익숙하지가 않습니다. 한국의 매운 음식은 여전히 겁이 나지만 그래도 떡볶이는 먹을 수 있대요.

가능한 언어 : 한국어, 몽골어

“한국사람 입맛을 제가 좀 알아요”

산자더리지 뱜바체렝

 

 

산자더리지 뱜바체렝 씨는 몽골 수도 울란바토르에서 왔습니다. 한국에 정착한지 10년이 넘었고, 현재 시어머니, 남편, 그리고 세 명의 아이와 함께 살고 있습니다. 뱜바체렝 씨는 음식을 다루는 일에 익숙합니다. 세계 음식에 대한 경험도 풍부합니다. 몽골에 있던 시절에는 러시아 레스토랑에서 일했고, 요새는 주말마다 뷔페에서 아르바이트 중입니다. 뱜바체렝 씨를 처음 만난 날 몹시 능숙한 손놀림으로 몽골식 만두 ‘부쯔’를 빚는 걸 볼 수 있었는데요, 아주 손쉬워 보여 원파인디너의 식구들도 손에 밀가루 반죽을 쥐고 따라해봤지만 모두가 쩔쩔맸습니다. 실패한 우리의 도전을 두고, 몽골 사람들에겐 대수롭지 않은 일이라고 뱜바체렝 씨는 말합니다. “이건 기술이 아니에요. 기본이에요.”

 

 

주말마다 식당에서 일한다고 하셨지요. 그렇다면 한국음식에도 익숙한 편인가요?

2011년 전국다문화가정 한식조리경연대회에 나갔어요. 1차 대회에선 예선도 못해보고 떨어졌는데, 2회를 앞두고 열심히 연습한 끝에 1등하고 금메달이랑 상금을 받았어요. 김치찌개, 된장찌개, 떡볶이, 김밥 사이에서 한 개를 선택해서 겨루는 방식이었는데 저는 김밥을 골랐어요. 김밥은 쉬울 것 같지만 섬세한 손재주가 필요한 음식이고, 다 만들고 나서 접시에 담을 때 제 색깔이 드러날 수 있다는 생각을 했는데 그게 적중한 것 같아요. 그렇다고 다른 요리를 못한다는 건 아니에요. 김치찌개랑 된장찌개도 잘 만들어요. 아이들은 제가 만드는 갈비찜과 계란말이를 좋아해요. 

 

 

한국음식에 익숙해지는 과정이 순조롭지는 않았을 것 같아요.

엄마가 요리사였어요. 군대 식당에서 27년간 일했는데, 그런 엄마를 보고 자라서 그런지 요리사에 대한 막연한 꿈이 있었어요. 요리에 관심이 많다고 해도 새로운 음식에 익숙해지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해요. 어릴 때 생선을 안 먹어봐서 지금도 안 먹고 있고 전혀 먹고 싶지 않아요. 이제 떡볶이는 먹을 수 있지만 여전히 매운 음식은 겁이 나요. 한국의 고기 음식은 그래도 다 좋아하는데, 고기는 몽골에서도 많이 먹어왔으니까요. 처음 한국에 와서 음식이 입에 안 맞아 많이 고생했지만 빨리 적응할 수 있게 가족이 많이 도와줬어요. 남편은 회사에서 나온 간식을 저한테 주려고 챙겨두곤 했어요. 그리고 광주 출신의 시어머니가 반찬 만드는 방법을 많이 알려주셨어요.

 

 

몽골에 있었을 때도 가족한테서 음식을 많이 배웠나요?

부모님 모두 일하느라 바빠서 제가 동생 세 명을 돌봤어요. 학교 들어가기 전까지는 시내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 살았는데요, 한국으로 치면 인천쯤 되는 곳이에요. 밖에 나가 물 길어오고 나무 하고 동생들 밥 챙겨주느라 놀 시간이 없었어요. 초등학교 들어가고 나서 아파트로 이사하고 엄마가 근무시간을 조정하면서 많은 것이 변했어요. 설날이면 양 한 마리로 요리를 했어요. 그걸로 만두를 만들고 볶음국수 재료에 쓰고 갈비도 하고 그랬어요. 몽골식 만두는 ‘부쯔’라 불리는데, 양고기 대신 말고기나 소고기를 쓰기도 해요. 언제 처음 만들어봤는지 기억이 잘 안 나요. 몽골에서는 누구나 어릴 적부터 빚어요. 남자들도 다 잘해요. 명절이 찾아오거나 손님 오는 날이면 1,000개에서 3,000개까지 빚었어요. 두 가지 방법으로 빚어요. 하나는 꽃 모양이고 다른 하나는 양 모양인데요, 꽃 모양의 부쯔는 구멍을 두고 만들어요. 덕분에 많이 촉촉해요. 양 모양으로 빚은 부쯔는 구멍이 없고, 한국의 만둣국처럼 국물에 들어가요. 

 

 

부쯔 말고 다른 몽골 음식 이야기가 궁금합니다.

제가 어릴 때 몽골은 공산국가였기 때문에 늘 먹을 게 부족했어요. 간장이나 소금 같은 건 외국에서 수입하니까 비쌌고, 과일 사러 가려면 신분증을 보여줘야 했어요. 신분증이 있다고 해서 아무나 살 수 있는 게 아니었어요. 아빠가 트럭 운전사였는데 외국 회사라서 우리집은 드물게 걱정 없이 먹고 살았어요. 몽골은 쌀이 없어요. 기후 때문에 농사를 지을 수가 없어요. 그래서 밀가루 음식을 먹죠. 볶음 국수를 많이 먹었고, 손님이 올 때면 만두를 만들었어요. 지금은 몽골이 사는 게 괜찮으니까 밀가루만 먹는 집은 없어요. 

그리고 날씨가 춥기 때문에 칼로리가 높은 음식이 많아요. 소금 간을 많이 쓰는 편이고, 매운 음식이 없어요. 그나마 몽골 사람들이 즐기는 매운 음식이라면 중국을 통해 들어온 한국 라면인데, 한국에서 먹는 라면에 비해 그렇게 맵진 않아요. 그리고 몽골 사람들은 ‘허르헉’을 많이 먹어요. 몽골 유목민의 전통 음식인데 도시 사람들도 비슷하게 만들어 먹어요. 양철통에 양고기와 야채, 돌멩이를 함께 넣고 푹 익혀요. 음식 할 때 넣은 돌멩이를 사람들에게 나눠주는데 이건 건강을 기원하는 뜻도 있어요.

 

 

뱜바체렝 씨가 원파인디너에 소개한 음식이 많죠. 하나하나 풀어 설명해주실 수 있나요?

초이왕은 어릴 적 가족과 함께 집에서 먹었던 주식이에요. 볶음국수랑 비슷한데, 밀가루 반죽을 얇게 밀어서 칼국수처럼 자른 다음에 고기랑 함께 볶아요. 야채는 파프리카부터 감자까지 다양하게 들어가요. 간장이나 케첩을 뿌려서 먹는 사람도 있어요. 한국식으로 해석한 양갈비찜도 준비했어요. 양고기가 친숙하지 않을 수도 있지만 간장을 써서 만드는 한국 갈비찜이랑 비슷해요. 남편과 아이 모두가 좋아하는 음식이고, 적당히 짭짤하고 달콤해서 다른 한국 사람들 입맛에 잘 맞을 것 같아요. 부쯔는 설날이나 집에 손님이 오면 먹는 찐만두 비슷한 음식이에요. 먹을 때 조심해야 해요. 고기 국물이 나오거든요. 몽골 만두랑 같이 먹는 절인 양배추는 한국의 김치랑 비슷해요. 집집마다 맛이 달라요. 마지막으로, 몽골 사람들이 물처럼 마시는 차가 있어요. ‘수테차’라고 불러요. 쌀과 녹차, 우유를 넣어서 끓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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